[뉴스A/S] '환자 성폭행' 피해자만 16명…재범 가능성 낮다?<br />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취재 이후를 들어보는 시간, 뉴스A/S입니다.<br /><br />불법 마약 처방에 환자 성폭행까지 저지른 의사에 대한 법원 판결 이후의 이야기, 오늘 뉴스AS에서 조명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.<br /><br />사회부 진기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.<br /><br />진기자, 우선 이 사건은 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를 수사하던 중 파악된 거죠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. 지난해 8월에 있었던 이른바 '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', 20대 남성 신 씨가 마약에 취해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길 가던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인데요.<br /><br />이 신 씨가 왜 약 기운에 인도로 돌진해서 사고를 냈는가 경찰이 추가 수사 했더니 약물 투약을 한 의사가 나왔고, 이 의사의 상습적인 불법 투약과 성범죄까지 드러난 겁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의사가 불법 마약 투약도 하고 성범죄까지 저지른 사건, 굉장히 충격적인데요.<br /><br />어떤 성범죄였는지. 그리고 이 성범죄가 어떻게 드러나게 된 건지도 설명해주시죠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. 일단 수사 과정에서 의사 염 씨가 있던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고요.<br /><br />염 씨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과정에서 불법 촬영된 사진들이 나오게 된 겁니다.<br /><br />이런 신체에 대한 불법 촬영뿐 아니라 준강간과 준유사강간, 준강제추행 등 성범죄에 대한 여죄도 줄줄이 드러났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네. 그럼 이 성범죄 피해자는 환자들이었던 건가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. 충격적이게도 환자들이었습니다.<br /><br />피해자들은 하나같이 미용 시술 등을 위해 프로포폴 같은 마약류를 맞고 수면 마취 상태에서 성범죄를 당한 건데요.<br /><br />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최소 16명입니다.<br /><br />1심 판결문 기준으로 2021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, 무려 2년에 걸친 범행이었는데, 범행 기간은 판결문에 나온 증거에 의해서 특정된 기간만 2년입니다.<br /><br />범행 횟수도 1심에서 인정된 성폭행은 1건, 유사 성폭행 6건, 강제추행이 96건인데,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이 무려 544회였습니다.<br /><br />그런데 거듭 말씀드리지만, 이게 증거들에 의해서 확인된 피해자와 범행 횟수만 이 정도인 거라서, 피해자도 범행도 더 있을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정말 충격적입니다.<br /><br />피해자들은 시술받으러 갔다 범죄 피해를 당한 건데, 자신이 피해자라는걸 알면 엄청난 충격에 빠질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진 기자가 피해자 측을 만나고 왔다고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, 그러니까 변호사를 만났습니다.<br /><br />현재 피해자들의 상태는 변호사가 주기적으로 전화를 해서 확인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이 큰 상태라고 합니다.<br /><br />정신과 치료 외에는 병원 가는 것 자체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하는데요.<br /><br />피해자 분들 중 한 분은 범죄의 고통 속에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아무래도 믿고 있던 의사에게 끔찍한 범죄를 당했다는 그 고통이 계속될 것 같은데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피해자들 중에는 2년에서 길게는 10년씩 해당 의원을 다니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그 정도 기간이면 이 의원과 의사를 믿고 다니던 단골들이 피해자가 된 것이거든요.<br /><br />또 피해자들은 염 씨가 환자들에게 친절하게 말을 많이 하는 의사가 아니고 굉장히 과묵했고 정말 딱 시술에 필요한 말들만 하는 그런 의사였다고 합니다.<br /><br />즉 믿고 있었고, 그럴 줄 몰랐던 의사에게 끔찍한 성범죄를 당한 거죠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네. 염씨 1심에서 징역 17년이 선고된 거잖아요.<br /><br />중형이라고도 보이는데, 피해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. 검찰 구형량이 징역 20년에 비해 선고 형량을 보면 중형이 선고됐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, 이 형량이 성범죄만 떼서 나온 게 아니라 마약류관리법과 의료법 위반 등 다른 혐의까지 다 합쳐진 겁니다.<br /><br />성범죄만 해도 준강간과 준유사강간, 준강제추행, 불법 촬영 등 혐의가 다양하고 횟수도 많은데, 피해자들은 충분한 형량이 아니라고 분노하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네. 그리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이 기각된 것도 피해자들에게는 더 상처일 것 같은데, 이 정도 기간과 횟수면 상습범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 청구가 기각된 거죠?<br /><br />답답하네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. 한마디로 하면 재범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겁니다.<br /><br />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해도 이상하지 않아 보이는데, 재판부의 판단 이유를 한번 보시면요.<br /><br />한국 성범죄자 재범 위험성 평가 척도 결과 중간 수준으로 평가됐다.<br /><br />또 자신의 병원에 수술이나 시술을 위해 온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삼았다.<br /><br />수사기관에 발각되기 전에 스스로 범행을 멈춘 정황이 있다.<br /><br />따라서 재범 가능성이 전자장치를 부착해야 할 정도로 높지 않다 이렇게 본 겁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네. 구체적으로 보면 시술 등을 위한 마취약을 투여받은 피해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범행 특성, 이게 왜 재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걸까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. 피해자 측에서도 이런 거 아닐까 말씀하시는 부분은 의사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것 아니냐 이런 건데요.<br /><br />이 범행의 특성이 본인의 병원에 온 환자, 마취약을 투여받아 심신상실 상태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거잖아요.<br /><br />중형 살고 나오면 염 씨가 의사라는 직업을 이어가지 못할 테니 의사여야 할 수 있는 이러한 범행을 다시 저지르기 어렵다 이렇게 해석된다는 겁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네. 또 발각되기 전에 스스로 범행을 멈춘 정황도 고려됐는데, 재판 과정에서 염 씨 측이 이 부분과 관련해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고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염씨 측은 재판에서 스스로 자책하면서 범행을 멈췄고, 자신이 저장장치, SD카드를 불태우기도 했다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촬영물 유포와 같은 추가 범행을 스스로 멈췄다는 건데요.<br /><br />그런데 사실 SD카드를 불태웠다는 건 뒤집어 생각하면 증거를 인멸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.<br /><br />이 염 씨의 성범죄는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자 신 씨의 수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거고, 염 씨는 범행 관련 자료를 다수 인멸한 바 있습니다.<br /><br />따라서 스스로 범행을 멈춘 정황이 있으니 재범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은 피해자들 분노를 키운 셈입니다....
